대한항공이 카드 결제시 필요한 ARS 인증 제도를 수술대에 올렸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7월부터 점차적으로 ARS 인증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공지하고 약 20개 여행사와 관련 약정서를 체결했다. 온라인상에서의 예약, 발권에 한해서만 적용하고 오프라인에서 결제할 경우에는 기존 ARS 인증 체제를 유지한다.  

ARS 인증 제도는 대한항공이 카드 오용 사고를 방지하겠다는 차원에서 지난 2010년 도입한 제도다. 하지만 매번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야 하고, 소비자가 전화를 받지 못할 경우 문자를 보내거나 수차례 다시 시도해야 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불가피한 방식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앞으로는 온라인에서 소비자가 대한항공 항공권을 예약할 경우 직접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고 카드 유효성을 점검하는 시스템을 거쳐 결제 페이지로 이동하게 된다. 그동안 꾸준히 불편함을 호소해 온 여행사들은 이 같은 대한항공의 정책 변경이 반가우면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대한항공이 ARS 인증 제도를 폐지하게 된 배경으로 익스피디아 입점이 꼽히기 때문이다. A여행사 관계자는 “글로벌 OTA에서 건건이 전화를 통해 ARS 인증 제도를 거쳐 발권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겠냐”며 “ARS 인증 제도가 익스피디아에서의 항공권 판매에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결국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익스피디아 항공 서비스는 7월 중 공식 론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한항공은 ARS 인증 제도 대신 GDS가 개발하는 카드 오도용 방지를 막는 시스템이 완성되면 이를 각 여행사에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GDS가 시스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여행사가 개발비를 부담하게 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A GDS가 시스템을 개발하더라도 각 여행사마다 메인 부킹 엔진으로 둔 GDS가 다르기 때문에, 개발된 소스를 B GDS에게 넘기고 연동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B여행사 관계자는 “아직 개발비에 대한 요구나 이야기가 나온 상황은 아니지만 굳이 필요하지 않은 시스템을 개발하고 도입하는 데에 GDS 스스로 비용을 부담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아직까지 서로 눈치를 살피는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약정서에는 카드 오도용 문제가 발생할 경우 여행사가 모든 책임을 진다는 내용의 조건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과 별개로 벌점을 부과하지 않겠다는 조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C여행사 관계자는 “대한항공 측에서는 지금도 회사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 한해서는 벌점 부과를 하지 않고 있으니 조항에 굳이 넣을 필요가 있겠냐는 입장이지만 면제하겠다는 조항이 없으면 이중처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